1. 노무라의 목표가 산정 방식: PER 재평가(Re-rating)란?
노무라 증권이 삼성전자(59만 원)와 SK하이닉스(400만 원)에 대해 제시한 PER 재평가는 메모리 반도체를 바라보는 시각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합니다.
PBR에서 PER로의 전환
과거 메모리 산업은 업황에 따라 실적이 널뛰는 '경기 순환형(Cyclical)' 산업으로 분류되어, 주로 자산 가치 기반인 PBR(주가순자산비율)로 평가받았습니다.
구조적 성장주로의 탈바꿈
AI 데이터 센터 투자 폭증으로 인해 메모리 산업이 '구조적 장기 성장 산업'으로 체질이 바뀌었다는 것이 노무라의 분석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PER이 현재 약 6배에 불과한 반면, 대만 TSMC의 PER은 약 20배 수준으로, 양사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TSMC 수준으로 수렴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실적 전망의 구체화
| 기업 | 2026년 영업이익 | 2028년 영업이익 |
|---|---|---|
| 삼성전자 | 307조 원 | 511조 원 |
| SK하이닉스 | 281조 원 | 480조 원 |
HBM 공급 부족의 지속
HBM은 진입 장벽이 높고 공정상 병목 현상이 심해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는 상황이 수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마이크론은 2026년 HBM3E와 차세대 HBM4 물량이 이미 전량 판매 완료(Sold Out)되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HBM 생산에는 일반 DDR5 대비 약 3배의 웨이퍼 용량이 소모되어, 동일한 팹(Fab) 인프라로도 범용 DRAM 생산 능력이 잠식되는 부가적 공급 제약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장기 공급 계약(LTA)의 수익 안정성 확보
3~5년 단위의 장기 공급 계약(LTA)에 선급금과 설비 투자 분담 조항이 포함되어 계약 파기가 사실상 어려워졌으며, 이로 인해 과거 사이클과 달리 메모리 제조사들의 수익 안정성이 크게 제고되었습니다.
2. 일본의 미국 국채 매도와 금리 영향
일본의 행보는 향후 미국 국채 금리에 지속적인 상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급 측면의 악재
2026년 1분기 기준 일본의 미국 정부채·기관채·지방채 순매도 규모는 4조 6,700억 엔(약 44조 1,000억 원)에 달했으며, 이는 2022년 2분기 이후 약 4년 만의 최대 규모입니다.
매도 배경
2026년 2월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국제유가가 50% 가까이 급등하며 인플레이션 재가속 우려가 커졌고,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급격히 꺾였습니다. 엔·달러 환헤지 비용이 미·일 단기금리 차이에 연동되는 구조상, 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질수록 일본 투자자의 미국 국채 실질 수익은 급감합니다.
금리 상승의 악순환
일본과 독일 등 주요국의 국채 금리가 동반 급등하는 상황에서 수급까지 꼬이게 되면,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현재의 5.1% 수준에서 쉽게 내려오기 어렵습니다. 배센트 재무장관의 구두 개입 등 시장을 달래줄 카드가 나오지 않는다면, 일본의 매도세는 국채 가격 하락(금리 상승)을 부추기며 증시 밸류에이션을 계속해서 압박할 변수가 될 것입니다.
3. AI의 소프트웨어 기업 파괴와 'SaaS-pocalypse'
AI 기술의 진화는 기존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구독형 모델을 기반으로 한 기업들에게 존폐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SaaS의 종말(SaaS-pocalypse)
AI 에이전트가 사람 대신 검색, 예약, 결제까지 수행하는 시대가 오면서 단순히 중간 역할을 하던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향후 36개월 내 전체 SaaS 기업의 1/3에서 1/2이 사라지거나, 대형 AI 플랫폼의 API 수준 데이터 피드로 전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AlixPartners의 2025년 6월 연구에 따르면 연 매출 100억 달러 미만의 상장 소프트웨어 기업 122개 중 상당수가 AI 네이티브 스타트업과 Microsoft, Salesforce, Oracle 같은 거대 기업의 AI 공세 사이에 끼여 '빅 스퀴즈(Big Squeeze)'에 직면했습니다.
구체적 피해 사례
| 기업 | 주가 하락 | 원인 |
|---|---|---|
| 어도비(Adobe) | -23% (2025년) | Google Veo, OpenAI, Midjourney 등 AI 영상·이미지 편집 기술 확산 |
| 듀오링고(Duolingo) | -46% (고점 대비) | AI 언어 학습 모델 등장 및 'AI-first' 전환 불신 |
| Wix.com | -33% (2025년) | AI 웹사이트 자동 생성 도구의 확산 |
| Shutterstock | -33% (2025년) | AI 이미지 생성 기술의 대체 위험 |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어도비를 포함한 26개 기업을 'AI 고위험군'으로 분류했으며, 이들 그룹의 주가는 5월 중순 이후 S&P 500 대비 평균 22%포인트 하회했습니다.
거대 기업들의 딜레마
마이크로소프트·세일즈포스 같은 대형 기업들조차 기존 구독 모델 유지 가능성에 대해 시장의 끊임없는 의문에 직면해 있습니다. 세일즈포스는 'Agentforce'를 내세웠으나, RBC는 해당 제품이 진정한 '에이전틱 AI(Agentic AI)'보다는 기존 자동화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구독 모델의 위기
SEG SaaS 지수의 중간 선행 매출 배수는 4.3배로 팬데믹 정점보다 훨씬 낮지만, 2022년 11월 ChatGPT 출시 이후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시장이 아직 AI가 초래할 소프트웨어 밸류에이션의 완전한 충격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했음을 시사합니다.
4. 플랫폼의 생존 전략과 한국 증시의 기회
우버(Uber)의 대응 전략
우버는 AI가 대체하기 힘든 실제 도로의 물리적 정보와 대규모 운전자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익스피디아 등과 협업해 예약부터 결제까지 모든 단계를 우버 앱 안에서 완결하여 AI 에이전트 시대에도 '거래의 관문'을 선점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2025년 6월에는 '우버 AI 솔루션(Uber AI Solutions)'을 공식 출범시키며 물리적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학습한 AI 에이전트 구축을 위한 데이터·툴을 외부 기업에 제공하는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한국 반도체 기업의 독보적 지위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위기를 맞는 것과 대조적으로, AI 하드웨어를 공급하는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독보적인 지위를 굳히고 있습니다.
- 골드만삭스: 2026년 범용 D램 공급 부족률 -3.3%, 낸드 -2.5% 전망
- 노무라: 향후 5년간 메모리 수요 수천 배 증가 vs. 공급 증가 연평균 약 30% 수준
AI 추론(Inference)이 폭발시키는 메모리 수요
노무라는 AI가 '훈련(Training)' 중심에서 '추론(Inference)'과 '에이전틱 AI(Agentic AI)' 단계로 진입함에 따라 KV(Key-Value) 캐시 메모리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강조합니다.
| 작업 유형 | 출력 토큰 수 |
|---|---|
| 간단한 Q&A | 약 30개 |
| 1시간짜리 동영상 생성 | 약 1억 개 |
데이터센터 CAPEX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현재 9%에서 2030년 23%까지 확대될 전망입니다.
결론
소프트웨어의 파괴는 역설적으로 더 강력한 AI 인프라(반도체) 수요로 이어집니다.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스스로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트'로 진화할수록, 이를 뒷받침할 메모리 대역폭과 처리 용량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됩니다.
시장은 현재 '고금리와 지정학적 위기'라는 거친 파도와 'AI라는 구조적 성장'이라는 강력한 동력이 충돌하는 지점에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산업의 지형이 바뀌는 가운데, 하드웨어 주도권을 쥔 반도체 기업들의 가치는 더욱 부각될 전망입니다.
References
- 매일경제, "검은 월요일 오거든 줍줍하세요…59만전자·400만닉스 전망한 노무라", 2026.05.17. https://www.mk.co.kr/news/business/12050160
- 아시아경제, "Buy on Black Monday... Japan's Nomura Forecasts 590,000 for Samsung, 4 Million for SK hynix", 2026.05.17. https://www.asiae.co.kr/en/article/2026051718535452847
- iTiger, "Embracing the AI-Driven Paradigm Shift: Nomura Advocates for TSMC-Like Valuations for Samsung and SK Hynix", 2026.05.16. https://www.itiger.com/hant/news/1194876523
- 연합인포맥스, "Semiconductor Stocks Now to Be Valued by PER—SK Hynix Target Price Set at 1 Million Won", 2025.11.03. https://en.infomaxai.com/news/articleView.html?idxno=88817
-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AI가 아니면 설명이 안 되는 시장, 그러나 2026년은 검증의 해", 2026.01.19. https://contents.premium.naver.com/busymoon/kicpakpmg/contents/260119153232810dz
- 이데일리, "일본, 美국채 '4년來 최대' 매도…연준 인하 기대 소멸 여파", 2026.05.13. https://marketin.edaily.co.kr/News/ReadE?newsId=05179126645448592
- Forbes, "Bye SaaS—We Have Entered The Agentic Platform Companies Era", 2025.08.09. https://www.forbes.com/sites/danielnewman/2025/08/09/bye-saas-we-have-entered-the-agentic-platform-companies-era/
- Business Insider, "Winners and losers in the AI software shakeout", 2025.08.29. https://www.businessinsider.com/winners-losers-ai-software-shakeout-2025-8
- Reuters Breakingviews, "AI will take a bite out of software valuations", 2025.08.22. https://www.reuters.com/commentary/breakingviews/ai-will-take-bite-out-software-valuations-2025-08-22/
- Nasdaq, "Why Duolingo Stock Lost 46% in 2025 (And What's Next)", 2026.01.14. https://www.nasdaq.com/articles/why-duolingo-stock-lost-46-2025-and-whats-next
- Uber, "Uber Expands AI Data Platform to Power Next-Gen Enterprise and AI Lab Needs", 2025.06.20. https://investor.uber.com/newsroom/uber-expands-ai-data-platfo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