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구치코 로손 편의점 앞, 후지산을 배경으로 점프하는 여행자 — 오버투어리즘 칼럼 썸네일

한 여행자가 제주공항에서 101번 버스를 탔다. 딸과 함께 뚜벅이 여행을 하느라 맨 앞자리에 앉았고, 덕분에 모든 승객의 단말기 소리를 들었다. 정류장마다 중국어를 쓰는 승객 중 최소 한 명은 "잔액이 부족합니다"라는 안내음이 울렸다. 영어를 쓰는 외국인 승객에게서는 그 소리가 나지 않았다. 기사는 언어가 통하지 않으니 제지하지 못했고, 승객은 그대로 탔다. 어떤 승객은 한국어로 "3명이요"라고 말한 뒤 잔액 부족 소리를 내고 탔다.

이 게시물에는 이런 댓글이 달렸다. "공짜로 한국에서 버스 타는 법이라고 찍어 올려진 영상들이 꽤 있다고 들었어요." 프라하에 산다는 다른 댓글은 이렇게 물었다. 몇천 원 아끼려다 걸리면 십여만 원 벌금을 즉시 내야 하는 곳이 유럽인데, 왜 한국에서만 허용되느냐고. 검표원이 외국인에게 했다는 말도 인용됐다. 당신은 성인이고, 그렇다면 타기 전에 알아봤어야 하며, 몰랐다는 것은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호의가 지속되면 그 사회적인 관용도 사라진다.

먼저,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는가?

칼럼을 쓰기 전에 정직하게 구분해두자.

확인 가능한 사실. 한국 시내버스는 요금 미납 승객을 물리적으로 제지하는 구조가 아니다. 1인 승무 체계이고, 기사에게는 검표 권한도, 통행을 막을 실질적 수단도 없다. 뒤에 줄 선 승객과 배차 시간이 기사를 압박한다. 유럽 대부분 도시처럼 사후 검표원이 순회하며 과징금을 부과하는 제도도 없다.

확인 가능한 사실. 잔액 부족 상태의 승차는 한국에서 오래된 회색지대다. 서울시는 2007년 '마이너스 승차제'를 도입했다. 잔액이 부족해도 버스에 한해 1회 승차를 허용하고, 다음 충전 때 부족분을 차감하는 제도다. 전용 카드가 필요했고 사실상 사장된 정책이지만, "잔액 없어도 탈 수 있다"는 인식은 도시 전설로 남아 10년 넘게 SNS를 떠돌았다. 즉, 이 틈은 외국인이 발견한 것이 아니라 원래 열려 있었다.

확인되지 않은 주장. "중국 소셜 미디어에서 한국 버스 공짜로 타는 법 영상이 수천만 뷰로 바이럴됐다"는 대목이다. 현재 공개된 한국어·중국어 검색 결과로는 이 영상의 존재와 조회수를 특정 매체나 원본으로 확증하기 어렵다. 실제로 그런 콘텐츠가 있을 수 있고, 온라인 커뮤니티의 전언일 수도 있다. 이 칼럼은 그 영상의 존재를 전제로 삼지 않는다. 확증 없이 수치를 인용할 필요 없이 무엇이 문제이고 중국인들의 정신 세계가 어디로 향하고 있고 어떤 문제를 만들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래서 논점을 옮긴다. 문제는 특정 영상 한 편이 아니라, 규칙을 우회하는 방법이 콘텐츠 상품이 되는 구조의 문제점이다.

숏폼은 '얌체짓'을 인기와 돈이라는 자산으로 바꾼다

숏폼 플랫폼의 보상 함수는 단순하다. 체류 시간과 반응. 규칙을 정확히 지키는 여행 영상은 정보이고, 규칙을 우회하는 영상은 스릴이다. 후자가 압도적으로 잘 팔린다.

여기에 한국·일본 같은 고신뢰 사회가 최적의 무대가 된다. 이 사회들은 '대부분이 규칙을 지킨다'는 전제 위에 검표 비용을 절감하도록 설계돼 있다. 성문 규칙보다 상호 감시와 체면이 강제력을 담당한다. 그런데 그 강제력은 공동체 내부에만 작동한다. 관광객에게는 체면 비용이 0이다. 내일 떠나는 사람에게 동네 평판은 자산이 아니다.

여기서 진짜 문제가 드러난다. 단순한 무임승차라면 개인의 일탈이다. 그러나 그것이 촬영되고, 편집되고, '공략법'이라는 이름으로 배포되는 순간 성격이 바뀐다. 개인의 비양심이 재생산되는 매뉴얼이 된다. 일본에서 문제가 된 "공공 휴게 공간에서 노숙하며 일본 여행 거의 공짜로 하기" 류의 챌린지 콘텐츠가 정확히 이 형태다. 시스템의 여백을 발견한 것이 아니라, 시스템의 선의를 자원으로 채굴하는 법을 퍼뜨리는 것이다.

호의는 무한하지 않다 — 교토가 보여준 청구서

이 게임의 결말은 이미 나와 있다. 일본이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다.

교토시는 1인 1박 최고 1,000엔이던 숙박세 상한을 1만 엔으로 10배 인상해 2026년 3월 1일부터 시행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시영버스 운임을 시민과 비시민으로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시민은 200엔으로 내리고, 관광객 등 비시민은 350-400엔으로 올린다. 현행 230엔 기준으로 보면 시민 요금은 인하, 관광객 요금은 시민의 두 배다. 오버투어리즘을 이유로 버스 요금을 이원화한 것은 일본에서 교토가 처음이다.

숙박세 도입 지자체는 2023년 9곳에서 급증해 40곳 이상이 검토 중이다. 가마쿠라시도 2027년 10월 시행을 목표로 조례안을 냈다. 도쿄도는 정액제 숙박세를 숙박요금의 3% 정률제로 바꿨다. 일본 정부는 출국세를 최대 5배까지 올리는 안을 검토 중이다.

이것이 사회적 제재의 실제 모습이다. 누구도 "중국인 출입 금지"라고 쓰지 않는다. 대신 모든 방문자에게 가격표를 붙인다. 신뢰가 비용보다 싸던 시절이 끝나면, 사회는 신뢰를 거둬들이고 그 자리에 요금과 검표와 장벽을 세운다. 그리고 그 청구서는 얌체짓을 한 사람이 아니라, 그 다음에 오는 모든 여행자가 나눠 낸다. 규칙을 지킨 사람이 더 많이 내게 된다.

가와구치코의 편의점 앞 검은 가림막이 상징적이다. 후지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겠다고 몰려든 인파 때문에 지자체가 풍경 자체를 가려버렸다. 공유지의 비극은 목초지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선의와 개방성에서도 똑같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후지산이 보이는 그 편의점에서 캔커피라도 사는 것이 예의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남이 장사하는 사유지에 위험하게 건널목 앞에서 사진 찍는 행위로 비춰진다. 그래서 누군가 그 자리에 안전 요원을 배치했고 그건 편의점에서 부담해야하는 비용이 되었다.

아비투스의 시차 — 일본도, 한국도 겪었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것이 있다. 이것은 민족성의 문제가 아니라 시차의 문제다.

일본은 1964년 해외여행이 자유화됐다. 이후 1970-80년대 일본인 단체 관광객은 국제적으로 매너 문제의 대명사였다. 호텔 복도를 훈도시나 실내복 차림으로 돌아다니고, 단체로 소란을 피우고, 기생관광·매춘관광이라는 오명을 남겼다. '농협 투어'라는 자조적 표현이 일본 내부에서 나왔다. 지금 세계에서 가장 매너 좋은 여행자로 평가받는 그 일본이다.

한국은 1989년 해외여행이 전면 자유화됐다. 그 직후 '추태 관광', '보신 관광'이라는 단어가 신문 1면에 올랐다. 동남아에서의 행태가 국제 뉴스가 됐고, 언론과 정부와 여행업계가 수년간 캠페인을 벌였다. 지금 우리가 중국인 관광객을 보며 혀를 차는 그 시선을, 30년 전 우리는 정확히 받고 있었다.

두 나라 모두 이 문제를 교육과 사회적 합의로 정리했다. 유전자가 바뀐 게 아니다. 소득이 오르고, 여행이 일상이 되고, 국제사회의 시선이 내면화되는 과정에서 아비투스가 재구성된 것이다. 부르디외가 말한 아비투스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축적되는 것이고, 따라서 바뀐다.

중국은 지금 그 구간을 통과하고 있다. 문제는 통과 중이라는 사실이 아니라, 통과 속도가 확산 속도를 못 따라간다는 데 있다. 1970년대 일본인의 실수는 그 호텔 복도에서 끝났다. 2026년의 실수는 촬영되어 수백만 명에게 배포되고, 매뉴얼이 되고, 재현된다. 숏폼은 매너 학습 곡선을 압축하는 게 아니라 비매너의 복제 속도를 가속한다.

그러나 이것을 '중국인은 원래'로 환원하면, 논지는 무너진다

이 칼럼이 가장 경계하는 지점을 분명히 해두겠다.

제주 101번 버스의 목격담은 강렬하지만, 그 자체로는 통계가 아니라 SNS에서 스쳐 지나가는 일화다. 한 사람이 한 노선에서 관찰한 것이고, '잔액 부족' 안내음은 한국인 승객에게서도 매일 수만 번 울린다. 관찰자는 자신이 주목하는 집단의 사례를 더 잘 기억한다. 이것을 근거로 "중국인은 원래 염치가 없다"로 건너뛰는 순간, 비일상적인 편견 몇가지가 발생한다.

첫째, 사실관계가 틀릴 위험을 감수하게 된다. 무비자로 들어온 중국 단체관광객의 절대다수는 요금을 낸다. 2025년 9월 29일부터 2026년 6월 30일까지 시행된 중국 단체관광객 한시 무사증으로 방한객이 크게 늘었지만, 문제 사례는 여전히 소수의 행동이다.

둘째, 주장이 반박 가능해진다. 민족성 명제는 반례 하나로 무너진다. 반면 "규칙 위반을 상품화하는 콘텐츠가 문제다"와 "무임승차를 방치하는 제도가 문제다"는 반례로 무너지지 않는다. 강한 주장은 좁고 단단한 주장이다.

셋째, 우리가 비판하려던 바로 그 수준으로 내려간다. 지난해 한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민원 답변에서 "중국인은 2명 이상 모이면 시끄럽고 소란을 피우는 빌런"이라고 썼다가 공개 사과했다. 편견을 공식 문서에 적는 순간, 정당했던 문제 제기까지 함께 폐기된다.

비판의 과녁은 사람의 출신이 아니라 행동과 그 행동을 보상하는 구조여야 한다. 그래야 비판이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첫째, 기술로 막을 수 있는 것은 기술로 막아야 한다. 잔액 부족 시 단말기가 명확한 다국어 음성과 시각 경고를 내보내는 것은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승객 본인이 "지금 요금이 결제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상당수가 걸러진다. 기사에게 판단과 제지를 떠넘기는 현행 구조는 기사에게 감정노동을 전가하는 일이기도 하다.

둘째, 관광객 밀집 노선의 사후 검표를 검토해야 한다. 제주 공항 노선, 광화문·명동 권역처럼 패턴이 확인되는 구간부터다. 유럽식 무작위 검표와 즉시 과징금은 '단속'이 아니라 신호다. 여기서는 공짜가 아니라는 신호. 걸리지 않는다는 학습이 콘텐츠가 되는 것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걸린다는 사실을 만드는 것이다.

셋째, 한국어를 못 하는 것이 면책 사유가 아니라는 원칙을 명문화해야 한다. 프라하 검표원의 말이 옳다. 당신은 성인이고, 타기 전에 알아봤어야 하고, 몰랐다는 것은 이유가 되지 않는다. 다국어 안내는 사회의 의무이지만, 안내를 확인할 의무는 이용자에게 있다.

넷째, 플랫폼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특정 국가를 겨냥하자는 게 아니다. 어느 나라 플랫폼이든 타국의 법규 위반 방법을 '공략'으로 유통시키는 콘텐츠는 정책 위반으로 다뤄져야 한다. 중국 당국과 플랫폼이 이 문제를 자국 평판 리스크로 인식하는 것이 가장 빠른 해법이다. 실제로 시끄러운 행동을 지적하는 것은 한국 여론만이 아니다. 중국 내부 커뮤니티에서도 민폐 영상에 대한 비판이 더 거세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다섯째, 그리고 이것이 핵심인데 — 관대함의 조건을 명시해야 한다. 한국 사회가 지금까지 외국인 방문객에게 보여온 느슨함은 미덕이었지 무능이 아니었다. 그 미덕을 유지하려면 남용에 대한 대가가 존재해야 한다. 대가 없는 관대함은 미덕이 아니라 보조금이고, 보조금은 반드시 고갈된다.

국격은 여권이 아니라 단말기 앞에서 결정된다

소프트파워는 영화와 음악과 GDP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 나라 사람이 남의 나라 버스 단말기 앞에서 어떻게 행동하는가로 매일 조금씩 적립되거나 소모된다. 관광객 한 명 한 명이 예외 없이 자국의 대사(大使)다. 본인이 동의했든 안 했든.

중국은 지금 막대한 자원을 문화 수출과 국가 이미지 개선에 투입하고 있다. 그 투자 전체가, 제주 101번 버스에서 울리는 잔액 부족 안내음 하나로 조금씩 상쇄된다. 이것은 한국의 반중 정서 문제가 아니다. 투자수익률의 문제다.

그리고 한국에게도 이것은 시험이다. 우리는 두 가지 방식으로 실패할 수 있다. 하나는 방치해서 규칙을 지키는 사람만 바보가 되는 사회로 가는 것. 다른 하나는 과잉 반응해서 특정 국적을 향한 혐오를 제도화하는 것. 전자는 시스템의 붕괴고, 후자는 품위의 붕괴다.

사회적 정답은 좁다. 행동에는 단호하고, 사람에게는 공정할 것. 요금은 예외 없이 받고, 편견은 공문서에 적지 않는 것. 30년 전 우리를 향했던 시선을 기억하되, 그 기억이 지금의 무질서를 눈감는 이유가 되지는 않게 하는 것.

호의를 악용하면 사회적 제재가 들어온다. 교토의 관광객 요금표가 그 제재의 얼굴이다. 그 표가 김포공항과 제주공항에 붙는 날, 가장 손해를 보는 사람은 규칙을 지킨 다수의 여행자다. 그 표를 붙이지 않으려면, 지금 단말기 앞에서 정리해야 한다.


참고 및 출처

  • 교토시 숙박세 상한 1,000엔 → 1만 엔 인상(2026년 3월 1일 시행) — 요미우리신문, 한국경제 매거진 보도 / 교토시 관광공식 사이트 세제 개정 안내
  • 교토시 시영버스 시민·비시민 차등 운임(시민 200엔 / 비시민 350-400엔) — 지지통신, 헤럴드경제(2026.02.25)
  • 일본 숙박세 도입 지자체 확대 및 도쿄도 3% 정률제 전환 — 아사히신문, YTN(2026.06.30)
  • 가마쿠라시 숙박세 조례안(1박 300엔, 2027년 10월 목표) — 니혼게이자이신문, 이코노미스트
  • 서울시 '마이너스 승차제'(2007년 도입, 사실상 사장) 및 관련 유언비어 확산 — 세계일보(2012.08.22)
  • 중국 단체관광객 한시 무사증 시행(2025.09.29-2026.06.30) — 법무부·문화체육관광부 보도자료
  • 도시철도 운영기관 민원 답변 관련 부적절 표현 논란 및 사과 — 쿠키뉴스
  • 제주 시내버스 관련 관광객 민폐 사례 보도 — YTN(2025.04.28)

미확인 사항: 본문에 언급된 '한국 버스 무료 탑승법' 중국 소셜 미디어 영상의 존재 및 조회수는 공개 검색으로 원본 확증에 실패했다. 게재 전 원본 URL, 플랫폼, 게시일, 조회수 캡처를 확보하거나, 해당 대목을 '온라인상의 전언' 수준으로 표기할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