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밤에 푸는 것
마고 콜레티는 베를 짰다.
밤 열한 시, 시카고 사우스사이드의 창고 3층. 전구 하나가 천장에서 흔들렸다. 흔들릴 때마다 벽의 그림자가 늘어났다가 줄어들었다. 그녀는 그 그림자를 오래 봤다. 늘어나고, 줄어들고.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는 움직임. 그녀는 그것이 마음에 들었다.
책상 위에 장부가 펼쳐져 있었다. 그녀는 페이지를 넘겼다. 숫자. 이름. 날짜. 1926년 4월 7일, 밀주 40배럴, 리틀 이탈리아. 4월 8일, 경찰 셋에게 건넨 봉투. 4월 9일, 갱단원 둘 사망. 시카고 강에서.
이것이 그녀의 베였다. 낮에 짜는 것.
그리고 매달 마지막 날, 그녀는 지난달의 페이지를 뜯어 태웠다.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고 조직의 모두가 알았다. 절반만 맞는 말이었다. 그녀는 태우는 시간을 좋아했다. 한 달 치의 삶이 재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사 분이었다. 사 분이면 지난달의 마고 콜레티는 사라졌다. 그리고 다음 달의 마고 콜레티가 아직 오지 않은 그 짧은 틈에, 그녀는 아무도 아니었다. 하루 중 유일하게 숨이 쉬어지는 시간이었다.
낮에는 짜고, 밤에는 푼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 세 번. 마고는 실크 스타킹 안쪽의 콜트 38구경 손잡이를 만졌다. 만지기만 했다. 빼지 않았다. 총을 빼는 순간 그 방에서 결정되는 것이 생긴다. 그녀는 결정되는 것을 싫어했다.
"들어와."
잭 모건이 문을 열었다. 마흔둘. 아일랜드계. 이탈리아계 조직에서 아일랜드계는 드물었다. 잭은 총을 잘 쐈고, 더 잘 숨겼고, 무엇보다 말을 아꼈다. 칠 년 동안 그는 그녀에게 필요 없는 말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마고는 그것을 충성이라고 불렀다. 다르게 부를 수도 있다는 걸 알았지만 부르지 않았다. 이름을 붙이면 존재하게 된다.
"북쪽에서 연락 왔어."
"누가."
"오설리번."
노스사이드의 보스. 마흔여덟. 삼 년 전에 아내를 잃었다. 조직을 안정시키려면 결혼이 필요하다고 그가 말했다. 마고 콜레티와 결혼하면 두 조직이 합쳐진다. 시카고의 절반이 하나가 된다.
"뭐라고."
"생각해보겠다고 전하래."
"언제까지."
"금요일까지."
마고는 창밖을 봤다. 시카고의 밤. 가로등. 비. 사월의 비는 차가웠다. 그녀는 장부를 다시 폈다. 빈 페이지. 펜을 들었다.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잭."
"응."
"너는 어떻게 생각해."
잭은 대답하지 않았다. 벽에 기대어 담배를 꺼냈다. 불을 붙였다. 연기가 천장으로 올라갔다. 마고는 그의 얼굴을 봤다. 주름. 왼쪽 눈썹 위의 흉터. 1919년, 그가 처음 이 조직에 들어왔을 때는 없던 흉터. 그해에 그녀의 남편이 죽었다. 그러니까 그 흉터는 그녀의 과부 생활과 정확히 동갑이었다.
"나는 네 부하다."
"그건 내가 물은 게 아니야."
잭은 담배를 길게 들이마셨다. 내뱉었다.
"오설리번은 늙었어. 그는 네가 필요해. 네가 그를 필요로 하는 게 아니야."
마고는 펜을 내려놓았다.
"그래서."
"그래서 결혼은 선택이 아니야. 합병이지."
합병. 그녀는 그 단어를 속으로 두 번 굴렸다. 잭은 그녀를 위로하지 않았다. 그것이 그가 그녀를 대하는 방식이었고, 그 방식이 칠 년 동안 그녀를 살렸다. 세상의 모든 남자가 그녀에게 괜찮으냐고 물었다. 잭만 묻지 않았다. 그는 그녀가 괜찮지 않다는 걸 아는 유일한 사람이었고, 그래서 묻지 않았다.
마고는 일어섰다. 창가로 걸어갔다. 유리가 차가웠다. 손바닥을 대자 김이 서렸다. 그녀는 유리에 손자국을 남겼다. 그리고 소매로 지웠다.
"금요일까지 생각해보지."
2. 나폴리의 실
화요일. 마고는 테일러 스트리트를 걸었다. 이탈리아 식료품점. 빵 냄새. 커피. 그녀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갱단원들이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 이상을 하면 여자가 되고, 그 이하를 하면 시체가 된다. 칠 년 동안 그녀가 배운 것은 그 좁은 폭이었다.
할머니들이 그녀를 봤다. 검은 옷. 검은 머리. 마고 콜레티. 남편 없이 조직을 이끄는 여자. 서른둘. 아직 젊다. 그러나 눈은 젊지 않다.
"마고."
뒤에서 목소리. 삼촌 니콜라스. 아버지의 동생. 예순. 관절염. 가게 앞 의자에 앉아 있었다.
"금요일이라고 들었다."
"들었어."
"오설리번과 결혼할 거냐."
"모르겠어."
니콜라스는 웃었다. 이가 몇 개 없었다.
"네 아버지가 살아 있었으면 네가 이 자리에 없었을 거다."
"알아."
"하지만 네 아버지는 죽었고, 네 오빠도 죽었고, 네 남편도 죽었지."
마고는 대답하지 않았다. 세 사람의 죽음이 그녀에게 왕좌를 만들어줬다. 그녀가 앉고 싶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다만 앉지 않으면 죽는다는 것을 알았을 뿐이다. 사람들은 그녀를 야심 있는 여자라고 불렀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웃음이 나왔다. 야심이 있는 사람은 선택을 한다. 그녀는 한 번도 선택한 적이 없었다. 그저 남은 자리에 서 있었을 뿐이다.
"여자는 혼자서 조직을 이끌 수 없어. 마고. 아무리 너라도."
"삼촌."
"응."
"어머니가 나한테 오디세이아를 읽어줬어. 나폴리에서."
니콜라스는 고개를 갸웃했다.
"뭐?"
여덟 살이었다. 어머니는 밤마다 같은 대목을 읽었다. 오디세우스는 돌아오지 않고, 페넬로페는 이타카에서 기다린다. 구혼자 백여덟 명이 그녀의 집에 들어와 가축을 잡아먹으며 답을 요구한다. 페넬로페는 말한다. 시아버지의 수의를 다 짜면 그중 한 사람을 고르겠다고. 낮에는 짰다. 밤에는 촛불 하나만 켜두고 그날 짠 것을 전부 풀었다. 삼 년 동안.
여덟 살의 마고가 물었다. 엄마, 페넬로페는 왜 기다려요.
기다리는 게 여자의 일이니까, 어머니가 말했다.
마고는 그날 밤 잠들지 못했다. 어른이 되어서야 어머니가 틀렸다는 걸 알았다. 페넬로페는 기다린 게 아니다. 페넬로페는 멈추지 않은 것이다. 수의를 완성하는 순간 그녀는 누군가를 골라야 한다. 그래서 완성을 거부했다. 삼 년 동안 매일 밤 자기 손으로 자기 하루를 지웠다. 인내가 아니라 전략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정교한 거부였다.
어린 마고가 알아차린 것이 하나 더 있었다. 이야기 속의 페넬로페는 운이 좋았다. 그녀의 오디세우스는 돌아왔다. 이십 년 만에, 거지 차림으로, 활을 당기러 돌아왔다. 그래서 그 이야기는 끝날 수 있었다.
돌아오지 않았다면 페넬로페는 어떻게 됐을까.
평생 짜고 평생 풀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도 그것을 이야기로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돌아오지 않은 남편을 기다린 여자는 서사가 아니라 그냥 노년이니까.
"아무것도 아니야, 삼촌."
"마고."
"응."
"너는 네 아버지보다 무섭다."
마고는 처음으로 웃었다. 삼촌은 그것을 칭찬으로 한 말이었다. 그녀는 그것이 조사(弔詞)로 들렸다.
3. 오기기아
수요일 밤. 잭이 들어왔다. 피곤해 보였다. 오른쪽 어깨에 붕대. 총상. 전날 밤 노스사이드 갱단원 둘이 남쪽 경계를 넘었고, 잭이 처리했다.
"괜찮아?"
"괜찮아."
마고는 위스키를 따라 건넸다. 잭은 받았다. 마셨다. 얼음을 씹었다. 그가 얼음을 씹는 소리를 그녀는 칠 년 동안 들었다. 어느 순간부터 그 소리는 그녀에게 밤이 안전하다는 뜻이 되었다. 잭이 얼음을 씹고 있으면 그날 밤 그녀는 죽지 않는다.
칠 년.
그 숫자를 그녀는 그날 밤 처음으로 세어봤다. 1919년 겨울에 그가 왔고, 1926년 봄이었다. 그동안 그는 이 건물을 떠난 적이 없었다. 밤마다 계단참에 앉아 있었고, 새벽마다 그녀의 차를 몰았고, 그녀가 먹지 않으면 아무 말 없이 접시를 다시 데워 왔다. 조직의 누구도 그를 이탈리아계로 착각하지 않았고, 그래서 그는 승진하지 못했고, 그래서 그에게는 떠날 명분도 남을 명분도 없었다. 그는 그냥 이 창고에 있었다. 칠 년 동안. 섬처럼.
어머니의 책에는 그 섬의 이름도 있었다.
오기기아. 여신 칼립소의 섬. 오디세우스는 그곳에 칠 년을 머물렀다. 칼립소는 그를 사랑했다. 불사(不死)를 주겠다고 했다. 늙지 않게 해주겠다고, 영원히 여기서 살자고 했다. 그리고 오디세우스는 매일 바닷가에 나가 앉아, 고향 쪽 수평선을 보며 울었다.
여덟 살의 마고는 그 대목이 이해되지 않았다. 여신이 영원을 주겠다는데 왜 우나. 서른두 살의 마고는 이해했다. 칼립소가 줄 수 있는 것은 전부였고, 오디세우스가 원한 것은 그중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나는, 하고 그녀는 생각했다.
나는 잭에게 무엇을 줬나. 자리. 안전. 조직 안에서 아일랜드계가 가질 수 있는 최대치의 이름. 총알이 날아오는 밤에 그가 서 있어야 할 정확한 위치. 나는 그에게 칠 년을 줬다. 그리고 칠 년 동안 단 한 번도,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묻지 않았다.
칼립소도 묻지 않았다. 그녀는 오디세우스가 원하는 것을 알면서 다른 것만 계속 줬다. 신들이 헤르메스를 보내 명령할 때까지 칠 년을 그렇게 붙잡아뒀다. 그것이 사랑이 아니었다고는 아무도 말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을 위한 사랑이었는지도 아무도 말하지 못한다.
호메로스가 쓴 칼립소의 항변도 있었다. 신들은 잔인하다고, 여신이 인간을 사랑하는 것만은 절대 봐주지 않는다고 그녀는 말한다. 남신들은 인간 여자를 마음껏 취하는데, 여신이 인간 남자를 곁에 두면 반드시 빼앗아간다고.
여덟 살 때 그 대목은 지루했다. 서른둘의 그녀는 그것이 이 방의 규칙이라는 것을 알았다. 보스는 부하를 사랑하지 않는다. 콜레티는 모건과 결혼하지 않는다. 시카고에는 그것을 명령하는 제우스가 없었다. 없어서 더 나빴다. 명령하는 자가 없으면 항변할 곳도 없다.
책상 서랍에는 아버지의 총이 있었다. 콜트 45구경. 손잡이에 콜레티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조직의 늙은 사람들은 그 총을 알았다. 아버지는 그 총을 들 수 있는 사람이 다음 보스라고 말하곤 했다. 농담이었다. 모두가 농담으로 들었다. 아버지가 죽고, 오빠가 죽고, 남편이 죽고 나자 아무도 웃지 않았다.
페넬로페의 구혼자들은 오디세우스의 활을 당기지 못했다. 백여덟 명이 실패했다. 그리고 거지 차림의 낯선 남자가 활을 들었고, 시위를 걸었고, 화살은 열두 개의 도끼 자루 구멍을 관통했다.
칠 년 전, 잭 모건은 이 방에서 그 총을 집어들었다. 아무도 그러라고 하지 않았다. 그는 그냥 그것을 들어 탄창을 확인하고 다시 서랍에 넣었다. 자연스럽게. 자기 손에 맞는 물건인 것처럼.
마고는 그 장면을 칠 년 동안 기억했다.
"잭."
"응."
"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해."
잭은 위스키 잔을 내려놓았다.
"보스."
"그건 직함이야."
"그 이상은 말할 수 없어."
"왜."
"말하면, 나는 더 이상 네 부하가 아니야."
"그게 문제야?"
"그래."
그녀는 그가 맞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맞기 때문에 화가 났다. 잭은 칠 년 동안 그녀가 만든 규칙 안에서만 살았다. 한 번도 선을 넘지 않았다. 그것은 존중이었고, 동시에 가장 잔인한 형태의 방치였다. 그는 그녀에게 선을 넘을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래서 모든 책임이 그녀에게 남았다. 넘지 않은 것도 그녀였고, 넘게 하지 않은 것도 그녀였다.
마고는 일어섰다. 그에게 다가갔다. 한 걸음. 두 걸음. 그의 가슴에 손을 댔다. 붕대. 따뜻했다. 피가 아직 마르지 않았다. 잭은 움직이지 않았다. 숨도 쉬지 않는 것 같았다. 그녀는 그의 심장이 뛰는 것을 손바닥으로 느꼈다. 빠르게. 아주 빠르게. 그의 얼굴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고, 그의 심장만 말하고 있었다.
이것이 그녀가 평생 후회하게 될 정보였다. 그 밤 그녀는 알아버렸다. 모르는 채로 남을 수 있었는데.
"잭."
"응."
"나는 선택을 해야 해."
"그래."
"하지만 선택하지 않는 것도 선택이야."
잭은 그녀를 봤다. 회색 눈. 시카고의 겨울 하늘. 그녀는 그 안에서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면 보지 않기로 했다. 보면 짜던 것이 완성되어버린다. 완성되면 골라야 한다. 그녀는 삼 년째 밤마다 실을 풀고 있었고, 그 밤도 예외가 아니어야 했다.
"나가."
잭은 나갔다. 문이 닫혔다. 마고는 혼자 남았다. 손바닥이 아직 따뜻했다. 그 손을 반대쪽 손으로 감쌌다. 온기가 식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세어봤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녀는 장부를 폈다. 빈 페이지. 펜. 썼다.
오설리번과의 결혼: 조직을 지킬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잃을 것이다.
펜을 멈췄다. 그 아래에 썼다.
잃을 것 - 나.
그녀는 그 문장을 오래 봤다. 그리고 페이지를 찢었다. 쓰레기통에 버렸다. 낮에 짠 것을 밤에 푸는 여자의 손동작이었다. 그녀는 자기 손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창밖. 비가 그쳤다. 달이 보였다. 시카고의 달은 더러웠다. 연기와 매연. 그래도 달이었다.
4. 다리 위에서
목요일. 마고는 새벽 네 시에 출발했다.
아이오와 매디슨 카운티. 시카고에서 서쪽으로 오백오십 킬로미터. 하루가 꼬박 걸리는 길이었다. 왜 거기냐고 물으면 대답할 수 있는 이유가 없었다. 삼 년 전, 디모인의 거래처에 다녀오다가 길을 잘못 들어 우연히 본 다리였다. 지붕이 덮인 나무 다리. 붉은 페인트. 아래로 강이 흘렀다. 그녀는 차를 세우고 삼십 분을 서 있었다. 그리고 그 뒤로 일 년에 두어 번,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그곳에 갔다.
로즈먼 다리. 그녀에게 그 다리의 의미는 단 하나였다. 시카고에서 가장 먼 곳. 아무도 그녀를 보스라고 부르지 않는 유일한 장소.
그녀는 다리 위에 섰다. 강물. 차가운 바람. 코트 깃을 세웠다. 나무 지붕 틈으로 빛이 새어 들어와 바닥에 줄무늬를 만들었다. 다리는 양쪽이 뚫려 있었다. 들어온 쪽과 나가는 쪽. 그 사이 이십 미터. 이십 미터 동안은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다. 그녀는 그 중간 지점에 서는 것을 좋아했다.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냈다. 1926년 은화. 앞면이면 잭. 뒷면이면 오설리번. 그렇게 정했다. 정하는 순간 스스로가 우스웠지만 멈추지 않았다.
던졌다. 공중에서 돌았다. 잡았다. 손등에 올렸다.
앞면.
그녀는 오래 그것을 봤다. 심장이 뛰었다. 얼굴이 뜨거워졌다. 그리고 그 순간 자기 몸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버렸고, 바로 그 이유로 동전을 강에 던졌다.
첨벙. 소리. 사라졌다.
그녀가 원한 것은 답이 아니었다. 답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녀가 원한 것은 허락이었다. 그런데 동전은 허락을 줄 수 없었다. 이 세상에 그녀에게 허락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아버지도, 오빠도, 남편도 죽었다. 어머니는 나폴리에 묻혔다. 허락해줄 사람이 다 죽었기 때문에 그녀는 보스가 되었고, 허락해줄 사람이 다 죽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칼립소에게는 헤르메스가 왔다. 신들의 전령이 섬에 내려와 그를 보내라고 명령했다. 칼립소는 울면서 따랐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최소한 명령한 자가 있었다. 원망할 대상이 있었다. 나는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할 수 있었다.
마고에게는 헤르메스가 오지 않았다. 오설리번의 최후통첩은 신의 명령이 아니라 늙은 남자의 협상이었다. 그러니 그녀가 잭을 보낸다면, 그것은 누구의 명령도 아니었다. 전적으로 그녀의 것이었다.
그녀는 차로 돌아갔다. 백미러를 봤다. 서른둘의 얼굴. 주름. 하나. 둘. 눈을 감았다.
"나는 멈추지 않아."
소리 내어 말했다. 다리 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니 그것은 맹세가 아니라 진단이었다.
차를 돌렸다. 시카고로. 남쪽으로. 동쪽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페넬로페를 생각했다. 밤마다 실을 푸는 여자. 그 여자는 삼 년째 되던 해에 하녀의 밀고로 들켰다. 들키고 나서야 수의를 완성했다. 마고는 생각했다. 나를 밀고할 하녀는 없다. 나는 영원히 들키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그녀가 가진 가장 큰 힘이었고, 가장 확실한 형벌이었다.
5. 구혼자
금요일. 오설리번이 왔다. 수행원 넷. 검은 정장. 검은 차. 창고 1층에 섰다. 마고는 계단을 내려왔다. 검은 드레스. 진주 목걸이. 어머니의 것.
"마고 콜레티."
"오설리번."
"결정했나."
그녀는 그를 봤다. 파란 눈. 회색 머리. 큰 손. 이십 년간 조직을 이끌었고, 아내를 잃었고, 아이는 없다. 그는 외로웠다. 마고는 그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를 미워할 수 없다는 사실이 조금 슬펐다. 그는 괴물이 아니었다. 그냥 늙고 외로운 남자였고, 자기 외로움에 조직 하나를 붙여서 청구서로 내민 것뿐이었다.
구혼자들은 언제나 그런 식이었다. 그들은 페넬로페를 사랑하지 않았다. 이타카를 사랑했다. 다만 이타카를 갖기 위해 페넬로페를 통과해야 했을 뿐이다. 그리고 스무 해 동안 한 번도, 그녀가 무엇을 원하는지 묻지 않았다.
외로움은 계약이 아니다.
"나는 결혼하지 않아."
오설리번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건 전쟁을 의미해."
"그럴 수도 있어."
"왜."
마고는 대답하기 전에 잠시 멈췄다. 잭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었다. 등 뒤, 계단참 그늘. 총을 들고. 그녀는 그를 보지 않았다. 볼 수 없었다. 보면 목소리가 흔들릴 것이었다.
"나는 베를 짜고 있어."
"뭐?"
"낮에는 짜고, 밤에는 풀어. 그래서 끝나지 않아."
오설리번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고개로 넘기는 법을 아는 나이였다. 그는 돌아섰다. 차에 올랐다. 차가 떠났다.
마고는 계단을 올라갔다. 사무실. 문을 열었다. 잭이 창가에 있었다. 담배를 들고. 그녀를 보고 있었다.
"보스."
"잭."
"전쟁이야."
"알아."
"나는 싸울 거야."
"알아."
그녀는 그의 앞에 섰다. 담배를 빼앗아 바닥에 떨어뜨렸다. 밟았다. 그의 뺨을 만졌다. 흉터. 손가락으로 그 선을 따라갔다. 1919년부터 거기 있던 선. 그녀의 과부 생활과 동갑인 선.
"잭."
"응."
"나는 너를 선택하지 않아."
잭은 움직이지 않았다.
"왜."
"선택하면 나는 보스가 아니야. 너의 아내가 돼. 그러면 조직은 누가 이끌어."
"내가."
"너는 아일랜드계야. 이탈리아계가 너를 따르지 않아."
말하면서 그녀는 그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사실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자신도 알았다. 그것이 가장 견디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그녀에게는 진짜 이유가 있었다. 조직, 혈통, 전쟁. 전부 사실이었다. 사실인 이유가 그렇게 많이 있는데도, 자기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진짜 이유는 하나였다. 그를 가지면, 그를 잃을 수 있게 된다.
아버지를 잃었다. 오빠를 잃었다. 남편을 잃었다. 그녀가 가진 것은 전부 그녀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그래서 칠 년 동안 잭을 가지지 않는 방식으로 잭을 지켰다. 가지지 않은 것은 빼앗기지 않는다. 그것이 그녀가 발명한 유일한 안전이었고, 완벽하게 작동했고, 완벽하게 그녀를 죽였다.
칼립소도 붙잡아두는 것으로 그를 지켰다. 바다로 내보내지 않으면 그는 익사하지 않는다. 포세이돈이 그를 찾지 못한다. 오기기아에 있는 한 그는 영원히 안전하다. 칠 년 동안 그녀는 그를 살려두었고, 칠 년 동안 그는 조금씩 죽었다.
사랑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마고는 그날 처음으로 생각했다. 상대를 살려두는 사랑과, 상대를 살게 하는 사랑. 자기가 해온 것이 어느 쪽인지 그녀는 정확히 알았다.
잭은 눈을 감았다. 뜨지 않았다.
"그래서."
"그래서 나는 멈추지 않아. 아직 탐색 단계야."
"얼마나."
"37%."
"그게 뭐야."
"수학이야. 백 명 중 서른일곱 명까지는 아무도 고르지 않고 그냥 보내. 기준을 만들려고. 그 다음부터, 지금까지 본 누구보다 나은 사람이 나타나면 그때 멈추는 거야."
잭은 눈을 떴다. 그의 눈은 젖어 있었다. 칠 년 동안 처음이었다.
"나는 몇 번째였어?"
마고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잭은 서른일곱 다음이었다. 한참 다음이었다. 이미 탐색 단계는 지났고, 규칙대로라면 멈췄어야 했다. 규칙을 아는 것과 규칙을 따르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서른두 해를 살면서 그녀는 자기가 규칙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규칙을 알면서 지키지 않는 사람이었다.
페넬로페의 구혼자들은 활을 당기지 못했다. 잭은 당겼다. 칠 년 전, 이 방에서, 아무렇지 않게.
활을 당긴 사람이 나타났는데도 그녀는 문을 열지 않았다.
"나가."
잭은 나갔다. 문이 닫혔다.
마고는 의자에 앉았다. 장부를 폈다. 빈 페이지. 펜. 썼다.
잭 모건. 1926년 4월 16일. 나는 그를 보냈다.
펜을 멈췄다. 아래에 썼다.
그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그 페이지를 찢지 않았다.
평생 처음으로, 짠 것을 풀지 않았다.
6. 뗏목
잭은 1926년 9월에 떠났다.
떠나기 전날 밤, 마고는 그의 방 문 앞에 상자를 놓았다. 노크하지 않았다. 안에는 현금과 세 개의 이름이 적힌 쪽지가 있었다. 디트로이트, 클리블랜드, 뉴욕. 그를 받아줄 사람들. 아일랜드계를 부하가 아니라 사람으로 쓰는 조직들. 그녀가 며칠에 걸쳐 알아본 것이었다.
그리고 아버지의 콜트 45가 있었다. 손잡이에 콜레티 문장이 새겨진 총.
칼립소는 오디세우스를 보내면서 도끼와 자귀를 주었다. 뗏목 만들 나무를 알려주었고, 돛으로 쓸 천을 짜주었고, 물과 포도주와 음식을 실어주었고, 순풍을 보냈다. 신화에서 가장 이상한 대목이 그것이었다. 그녀는 그를 보내고 싶지 않았는데, 그가 떠날 배를 자기 손으로 만들어줬다.
여덟 살의 마고는 그 장면을 지루하다고 생각했다. 서른두 살의 마고는 그것이 신화 전체에서 가장 인간적인 대목이라는 것을 알았다. 보내주기로 한 다음에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랑은, 잘 가게 해주는 것뿐이다.
총을 상자에 넣으면서 그녀는 손이 떨리는 것을 봤다. 그 총을 준다는 것의 의미를 조직의 늙은 사람들은 전부 알아볼 것이었다. 콜레티의 활을, 이탈리아계가 아닌 남자에게 준다. 그것은 그를 왕으로 인정한다는 뜻이었다. 동시에 이 집에서 내보낸다는 뜻이었다.
인정과 추방이 같은 물건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그녀는 그날 밤에 배웠다.
아침에 상자는 없어져 있었다. 쪽지는 없었다. 잭은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 칠 년을 살았던 방에는 재떨이 하나와 접은 담요가 있었다. 담요는 각이 잡혀 있었다. 그것이 그가 남긴 마지막 문장이었다.
그녀는 그를 찾지 않았다. 사람을 붙일 수 있었다. 시카고 절반의 눈과 귀를 가진 여자였다. 일주일이면 찾았을 것이다.
찾지 않은 이유는 단순했다. 찾으면 두 가지 중 하나였다. 그가 잘 살고 있거나, 잘 살고 있지 않거나. 둘 다 그녀를 무너뜨릴 것이었다. 그리고 무너지는 것은 그녀에게 허락된 목록에 없었다.
다만 밤이 되면 그녀는 자주 같은 생각에 걸려 넘어졌다. 오디세우스는 이타카로 돌아갔다. 그에게는 돌아갈 곳이 있었다. 기다리는 아내가 있었고, 다 큰 아들이 있었고, 늙은 개가 문간에서 그를 알아보고 죽었다. 칼립소가 그를 보낸 것은 그래서 견딜 만한 일이었다. 그는 집으로 간 것이다.
잭에게는 이타카가 없었다.
부모는 벨파스트에서 죽었고, 형제는 없었고, 여자도 없었다. 그가 칠 년 동안 매일 밤 돌아온 곳은 이 창고 3층이었다. 그의 이타카는 이 방이었고, 이 방에 그녀가 있었다.
그녀가 한 일은 그를 집에서 내보낸 것이었다. 뗏목을 만들어주고, 돛을 달아주고, 순풍까지 보내서.
전쟁은 여섯 달 만에 끝났다. 1926년 10월, 오설리번은 은퇴했다. 플로리다로 갔다. 마고는 조직을 지켰다.
그녀는 베를 짰다. 1927년. 1928년. 1929년. 대공황이 왔고 밀주업은 오히려 잘됐다. 1933년에 금주법이 끝났고 조직은 노조와 부두로 옮겨갔다. 그녀는 살아남았다. 시카고에서 살아남은 보스는 많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녀를 전설이라고 불렀다.
전설은 결말이 없는 이야기의 다른 이름이었다.
1930년, 그녀는 로즈먼 다리에 다시 갔다. 다리 한가운데 섰다.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냈다. 1926년 은화. 같은 동전은 아니었다. 같은 해였다. 그 해의 동전을 모으는 습관이 생겨 있었다. 아무에게도 설명한 적 없는 습관이었다.
던졌다. 잡았다. 손등.
앞면.
이번에는 강에 던지지 않았다. 주머니에 넣었다.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로 오래 서 있었다. 동전은 체온을 받아 미지근해졌다. 그것이 그날 그녀가 가진 유일한 온기였다.
차로 돌아갔다. 시동을 걸었다. 시카고로. 남쪽으로.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7. 확실성
1965년 8월. 마고 콜레티는 일흔한 살이었다.
조카 토니가 조직을 이어받은 지 오 년째였다. 그녀는 더 이상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아도 됐다. 그래서 그 여름, 마지막으로 그 다리에 가기로 했다. 운전은 토니가 붙여준 젊은 기사가 했다. 이틀이 걸렸다.
아이오와의 팔월은 더웠다. 옥수수밭이 지평선까지 갔다. 다리는 그대로였다. 붉은 페인트가 벗겨져 있었다. 강물은 낮았다. 그녀는 지팡이를 짚고 다리 한가운데까지 걸었다. 삼십오 년 전보다 오래 걸렸다.
다리 입구에 낡은 픽업트럭이 서 있었다. 초록색. 뒤에 카메라 장비가 실려 있었다. 남자 하나가 다리 반대편에서 삼각대를 세우고 있었다. 오십 대 중반. 마른 체격. 은발. 카키색 셔츠. 오후의 빛을 재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보고 모자를 살짝 들었다.
"방해가 되면 말씀해주세요."
"괜찮아요."
"《내셔널 지오그래픽》 일입니다. 다리 사진을 찍고 있어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다시 뷰파인더를 들여다봤다. 한참을 들여다보고, 셔터를 누르지 않고 일어섰다. 그러기를 몇 번 반복했다.
"빛을 기다리는 거요?" 그녀가 물었다.
"기다립니다. 대개는 기다려요. 십 분이면 되는 날도 있고, 사흘을 기다리다 그냥 가는 날도 있고."
"어떻게 알아요. 그 순간인지."
남자는 웃었다. 눈가에 주름이 깊게 잡혔다.
"모릅니다. 그냥 압니다. 그게 모순인 거 아는데, 그것 말고는 설명할 방법이 없어요."
그녀는 그를 봤다. 이 남자는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무언가를 방금 만난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일흔한 해를 산 여자는 그 차이를 안다.
"오래 여기 계셨어요?"
"나흘째입니다." 그가 말했다. 그리고 아주 잠깐, 다리 너머 흙길 쪽을 봤다. 아무것도 없는 길이었다. "내일 떠납니다."
"아쉽겠군요."
"네."
그는 카메라에서 손을 뗐다. 그리고 처음으로 그녀를 제대로 봤다. 오후의 빛 속에서, 낯선 노파에게 할 말이 아닌 것을 말했다. 나흘째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사람의 얼굴이었다.
"이상한 말씀을 드려도 될까요."
"하세요. 나는 내일이면 여기 없어요."
애매함으로 둘러싸인 이 우주에서, 이런 확실한 감정은 단 한 번 오는 거요. 몇 번을 다시 살더라도, 다시는 오지 않을 거요.
"In a universe of ambiguity, this kind of certainty comes only once, and never again, no matter how many lifetimes you live."
강물 소리가 났다. 다리 지붕 틈으로 들어온 빛이 그녀의 손등에 줄무늬를 만들었다.
마고 콜레티는 마흔 해 만에 다리가 아팠다.
"그 사람은 알아요?" 그녀가 물었다.
남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이 곧 대답이었다.
"가세요." 그녀가 말했다. 자기 목소리가 아닌 것 같았다. "그 사람한테 가서, 문을 열라고 하세요."
"열지 않을 겁니다."
"그럼 당신이 여세요."
"그것도 안 됩니다." 그는 삼각대를 접었다. 손이 능숙했다. "그 사람이 지키려는 게 있어요. 내가 그걸 부수면, 내가 사랑한 사람은 없어집니다. 그 사람을 그 사람으로 만든 게 그거니까."
그녀는 오래 서 있었다. 그 말을 사십 년 전에 들었다면 자기가 어떻게 됐을까를 생각했다. 아마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이미 그 논리를 혼자 발명해서 평생을 썼다. 다만 사십 년 동안 아무도 그것을 소리 내어 말해준 적이 없었을 뿐이다. 자기 감옥의 설계도를 남의 입으로 듣는 데 사십 년이 걸렸다.
그리고 그녀는 그 집의 여자를 생각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여자. 지금 이 순간 아이오와 어딘가의 부엌에서 나흘째 저녁을 짓고 있을 여자. 그 여자는 페넬로페다. 남편과 아이들이 돌아올 집을 지키는 여자.
그리고 이 남자는 오디세우스다. 평생 어디에도 닿지 못하고 떠도는 남자.
그러면 나는 누구인가.
일흔한 해 만에 그녀는 자기가 어느 자리에 서 있었는지 알았다. 그녀는 페넬로페가 아니었다. 페넬로페에게는 돌아올 사람이 있었다. 그녀는 칠 년 동안 한 남자를 섬에 붙잡아두고, 그가 원하지 않는 것만 계속 주고, 결국 자기 손으로 뗏목을 만들어 보낸 여자였다.
호메로스는 칼립소가 그 뒤에 어떻게 됐는지 쓰지 않았다. 한 줄도 쓰지 않았다. 그녀는 여신이었으므로 죽지도 못했을 것이다. 오기기아에 남아서, 늙지 않는 몸으로, 영원히.
그것이 그녀의 이야기였다.
남자는 장비를 트럭에 실었다. 운전석에 올랐다. 창문을 내렸다.
"실례지만 이 근처 분이신가요."
"아니요. 시카고에서 왔어요."
"멀리서 오셨네요. 무슨 일로."
마고는 대답을 생각했다. 삼십구 년 동안 아무도 그녀에게 그것을 묻지 않았다.
"기다리러 왔어요."
"누구를요."
"안 와요."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그 말을 이해한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그가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전부였다.
트럭이 흙길을 따라 멀어졌다. 먼지가 일었다. 그녀는 그 자리에 서서, 먼지가 완전히 가라앉을 때까지 봤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 그녀는 창에 이마를 대고 잠들지 못했다. 옥수수밭이 흘러갔다. 저 남자는 내일 떠난다. 그리고 저 여자는 문을 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두 사람 다, 죽을 때까지 그날을 기억할 것이다.
그러니 세상에는 나 같은 사람이 하나가 아니구나.
그것은 위로가 아니었다. 위로였다면 울었을 것이다. 그녀는 울지 않았다. 그냥 오래된 계산이 하나 맞아떨어진 느낌이었다. 사십 년 전 그녀는 자기가 유일하게 잘못 산 여자라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었다. 세상은 문을 열지 않은 사람들로 가득했고, 그들 중 아무도 서로를 알아보지 못했고, 그래서 각자 혼자 평생을 견뎠다.
오디세이아는 돌아온 남자의 이야기다.
보낸 여자의 이야기는 아무도 쓰지 않았다.
8. 수의
1968년. 시카고. 마고 콜레티는 일흔넷이었다. 사우스사이드의 작은 아파트. 창문 하나. 의자 하나. 조직은 이미 오래전에 토니에게 넘어갔고, 그 아이는 예의 바르게 한 달에 한 번 전화했다.
그녀는 죽기 전에 편지를 썼다. 한 통. 잭 모건에게.
세 문장을 쓰는 데 이틀이 걸렸다. 평생 장부를 썼다. 숫자와 이름과 날짜는 쉬웠다. 그것은 언제나 사실이었고, 사실은 쓰는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는다. 문장은 달랐다. 문장은 쓰는 순간 완성된다. 완성되면 선택이 된다.
편지를 봉투에 넣었다. 주소는 쓰지 않았다. 쓸 주소가 없어서가 아니었다. 삼십 년 전에 마음만 먹으면 알아낼 수 있었다. 주소를 쓰지 않은 것은, 그것이 그녀가 평생 해온 일이기 때문이었다. 낮에는 짜고, 밤에는 푼다. 편지는 쓰되 부치지 않는다.
어머니가 언젠가 말했다. 칼립소라는 이름에는 뜻이 있다고. 그리스말로 감추다, 덮다. 감추는 여자. 여덟 살의 마고는 그게 왜 이름이 되는지 몰랐다.
일흔네 살에 그녀는 알았다. 페넬로페는 덮개를 짰고, 칼립소는 이름부터가 덮는 사람이었다. 두 여자는 결국 같은 일을 하고 있었다. 하나는 짜서 덮었고, 하나는 그냥 덮었다. 짜는 여자와 감추는 여자는 처음부터 같은 여자였다. 그리고 그 여자는 평생 자기가 무엇을 덮고 있는지만 알고, 왜 덮는지는 끝내 말하지 못한다.
그녀는 봉투를 상자에 넣었다. 상자 안에는 1926년의 장부가 있었다. 4월 16일 페이지. 찢지 않은 유일한 페이지. 그 아래에는 은화가 열한 개 있었다. 전부 1926년. 전부 앞면이 나왔던 동전들.
상자를 닫았다. 뚜껑이 닫히는 소리가 작았다.
그녀는 의자에 앉아 눈을 감았다.
나는 멈추지 않았다. 나는 베를 짰다. 낮에는 짜고, 밤에는 풀었다. 나는 선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선택하지 않는 것도 선택이었다. 나는 조직을 선택했다. 나는 그를 선택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오디세이아였다.
나는 오래 내가 페넬로페인 줄 알았다. 아니었다. 페넬로페에게는 돌아올 사람이 있었다. 나는 칠 년 동안 한 사람을 내 섬에 두고, 그가 원하지 않는 것만 주고, 마지막에는 내 손으로 배를 만들어 내보낸 여자다.
오디세이아에서 칼립소는 그를 보낸 뒤에 한 번도 다시 나오지 않는다. 호메로스는 그녀를 잊었다. 나는 그것이 실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보낸 여자에게는 그 뒤가 없기 때문이다. 그 뒤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그게 그 뒤다.
아이오와의 그 다리에서 만난 남자는, 확실한 감정은 단 한 번 온다고 했다. 그는 틀리지 않았다. 나에게도 단 한 번 왔다. 1926년 4월 16일, 창고 3층, 담배를 밟은 자리에서. 나는 그때 그의 심장이 뛰는 것을 손바닥으로 느꼈고, 그래서 그것이 확실하다는 것을 알았다.
알면서 나가라고 했다.
그게 나다. 나는 몰라서 놓친 여자가 아니다. 알고도 놓은 여자다. 그리고 그 둘은 전혀 다른 종류의 인생이다.
그녀는 웃었다. 건조한 웃음. 입술만 움직였다.
창밖에 비가 오고 있었다. 사월이었다. 오른쪽 다리가 미리 아팠다. 뼈는 정직하다.
그녀는 회색 눈을 기억했다. 시카고의 겨울 하늘. 얼음을 씹는 소리. 그 소리가 나면 그날 밤은 죽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각이 잡힌 담요. 콜레티 문장이 새겨진 총. 순풍.
잭.
그녀는 이름을 불렀다. 소리 없이.
수의는 마침내 완성되었다. 아무도 입을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멈췄다. 영원히.
페넬로페의 이야기는 남았다. 그녀의 남자가 돌아왔기 때문이다.
칼립소의 이야기는 남지 않았다. 그녀의 남자가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카고에서는 두 사람이 한 몸으로 살았고, 그 여자의 이야기도 남지 않았다.
서사가 되지 못한 인생을 우리는 뭐라고 부르는가. 우리는 그것을 그냥, 보통 사람의 일생이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