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무슨 일이 벌어졌나?

2026년 7월 3 ~ 4일, 중국 AI 업계에서 전례 없는 장면이 연출됐다. 바이트댄스의 두부(豆包, Doubao)와 알리바바의 통이첸원(通義千問, Qwen)이 사실상 같은 시점에 사용자 자체 제작 지능형 에이전트(UGC Agent) 기능의 전면 하선을 공지한 것이다. 두 국민급 대형모델 플랫폼이 동일한 핵심 기능에 대해 동일한 날짜(7월 15일)를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것은 중국 AI 산업 역사상 처음이다. 텐센트 위안바오(元宝)는 한발 앞선 6월 30일에 이미 에이전트 기능을 내렸다.

구분 두부(바이트댄스) 통이첸원(알리바바) 위안바오(텐센트)
공지 시점 7월 3~4일 7월 3 ~ 4일 6월 30일 (선제 하선)
하선 대상 사용자 자체 제작 에이전트 전체 의인화 인터랙션형 + 사용자 자작 에이전트 AI 응용 에이전트 기능
하선 일정 7월 15일 의인화형 7월 10일 → 전체 7월 15일 6월 30일 완료
데이터 유예 10월 15일까지 열람·백업 가능, 이후 영구 삭제 7월 15일 이후 설정·대화기록 접근 불가 하선 즉시 정리
사업 이관 猫箱(마오샹) 앱으로 의인화 사업 이전 기업용 컴플라이언스 에이전트를 별도 분리 후 독립 출시 예정 미공개
존치 기능 공식 내장 문답·사무·창작 도구 기본 문답·검색·오피스 기능 기본 챗 기능

주목할 점은 하선 데드라인인 7월 15일이 바로 《인공지능 의인화 상호작용 서비스 관리 잠정조치(人工智能拟人化互动服务管理暂行办法)》의 정식 시행일이라는 것이다. 국가망신판(CAC)·국가발개위·공신부·공안부·시장감관총국 5개 부처가 2026년 4월 10일 공동 공포한 이 규정(국신판령 제21호)은 AI 정서 동반, 가상 연인, 딥 롤플레잉 등 '의인화 인터랙션'을 겨냥한 세계 최초의 국가급 전문 입법이다.


2. 중국 AI 규제의 특징 - '관계'를 규제하고 '도구'는 놔둔다

이번 잠정조치의 적용 범위 설계는 정교하다. 규제 대상은 "자연인의 인격 특성·사고방식·소통 스타일을 모방하여 중국 경내 공중에게 제공되는 지속적 정서 인터랙션 서비스"다. 반대로 지능형 고객센터, 지식 문답, 사무 보조, 학습 교육 등 도구성 서비스는 명시적으로 적용 제외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AI가 코드를 짜고 자료를 찾아주는 것은 규제하지 않는다. AI가 당신 삶 속의 '사람'이 되려는 순간 규제망에 들어온다.

핵심 의무 구조

규제 항목 내용
캐릭터 등록(备案) 의인화 캐릭터별 사전 등록 의무
전 과정 실시간 심사 생성 콘텐츠 full-chain 실시간 심사 및 리스크 추적(溯源) 체계
미성년자 분급 관리 미성년자 대상 가상 연인·가상 친족 등 가상 친밀관계 서비스 전면 금지, 14세 미만은 보호자 동의 필수
사용시간 개입 연속 2시간 사용 시 팝업 경고 — 게임 판호 시대의 방침(防沉迷) 로직을 AI에 이식
정서 조종 금지 사용자의 정서적 의존을 유도해 수익화하는 행위 금지 — 'AI 여자친구' BM의 핵심 수익 논리를 원천 차단
안전평가 의무 신규 서비스 출시, 신기술 적용, 등록 사용자 100만+ 또는 MAU 10만+ 도달 시 성급 망신 부문에 안전평가 보고서 제출
앱스토어 연대책임 앱 배포 플랫폼에 상장 심사·일상 관리·응급 처분(미상장·경고·하선) 책임 부과

왜 플랫폼은 '정비' 대신 '폐지'를 택했나?

이론적으로 두부와 첸원은 심사 강화, 방침 시스템 탑재, 위규 계정 정리로 대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가장 과격한 선택지 — 기능 전체 폐지 — 를 택했다. 계산은 단순하다.

  1. 컴플라이언스 비용: 수백만 개의 사용자 자작 에이전트에 등록·실시간 심사·추적 체계를 씌우려면 별도의 인프라와 인력이 필요하다. 사전 전문 정비에서 이미 1.4만 개 이상의 위규 에이전트가 적발·하선된 상태로, 개방형 UGC 구조 자체가 "전량 심사" 기준을 충족할 수 없다는 것이 플랫폼의 결론이다.
  2. 리스크 비대칭: IP·초상권 침해, 저속 콘텐츠, 미성년자 정서 의존 등 UGC 에이전트의 사고는 플랫폼 책임으로 귀속되는데, 해당 기능이 창출하는 매출은 미미하다.
  3. 전략 전환: 바이트는 의인화 사업을 마오샹(猫箱)이라는 수직 앱으로 격리해 규제 대응 단위를 좁혔고, 알리는 C단 자작 에이전트를 접고 기업용 컴플라이언스 에이전트로 선회했다. 규제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의 방아쇠가 된 셈이다.

이것이 중국 AI 규제의 진짜 특징이다. 중국은 EU처럼 포괄적 기본법 하나를 만드는 대신, 장면(scene)별 수직 입법을 빠른 속도로 겹겹이 쌓는다. 알고리즘 추천 규정(2022) → 딥합성 규정(2023) → 생성형 AI 잠정조치(2023) → AI 생성물 표식 규정(2025) → 의인화 인터랙션 잠정조치(2026). 그리고 시행일에 맞춰 헤드 플랫폼이 '자발적' 선제 조치를 발표하는 패턴이 반복된다. 규제 문언보다 집행 신호가 먼저 시장을 움직이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2026년 하반기 AI Agent 안전 거버넌스 세칙 — 행위 감사 추적, 출력 콘텐츠 필터링, 데이터 로컬라이제이션 — 추가 출시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3. 글로벌 좌표: 세 개의 규제 모델이 같은 문제를 다르게 푼다

AI 컴패니언의 심리적 리스크는 중국만의 의제가 아니다. 미국에서는 Character.AI가 미성년 이용자의 정서적 의존과 자해·사망 사례에 연루됐다는 소송에 직면했고, 이는 각국 규제 논의의 공통 참조점이 됐다.

중국 미국 EU
접근 방식 장면별 수직 전문 입법 (국가급) 주법 + 소송 패치워크 포괄적 수평 기본법 (AI Act)
의인화/컴패니언 직접 규제 세계 최초 전문 입법 (7.15 시행) 캘리포니아 SB 243 등 컴패니언 챗봇 주법, Character.AI 소송 전문 입법 부재, 투명성 의무(AI임을 고지)와 조작적 기법 금지 조항으로 간접 커버
미성년자 보호 가상 친밀관계 서비스 제공 금지, 14세 미만 보호자 동의, 분급 관리 자살·자해 프로토콜, 미성년자 고지 의무 중심 취약계층 착취 금지 (금지 관행 조항)
집행 메커니즘 등록·안전평가·앱스토어 연대책임, 사전 규제 사후 소송·주 검찰 집행 단계적 시행 + 고액 과징금
시장 효과 C단 개방형 에이전트 시장 사실상 폐쇄 서비스 존속하되 연령 게이팅·기능 제한 강화 컴플라이언스 문서화 비용 증가

세 모델의 차이는 결국 '누가 먼저 움직이느냐'다. 미국은 피해가 발생한 뒤 법정에서, EU는 법전에서, 중국은 제품 단계에서 개입한다. 이번 두부·첸원 사례는 중국 모델이 처음으로 규제 문서가 아니라 수억 명이 쓰는 제품의 기능 삭제라는 형태로 실체화된 분수령이다.

동시에 역설도 있다. 의인화의 경계 획정은 기술적으로 어렵다. LLM의 대화 훈련 자체가 의인화이며, "정서 동반 + 업무 협업"은 실사용에서 분리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중국 내부에서도 나온다. 규제가 정의하지 못한 것을 플랫폼이 기능 삭제로 '초과 이행'하는 현상 — 이것이 중국식 규제의 실질 작동 방식이자 비용이다.


4. 한국에 미치는 영향 - 사각지대의 시간이 끝나간다

4-1. 국내 캐릭터챗 시장은 중국의 '규제 이전' 상태를 닮았다

한국의 캐릭터챗·AI 컴패니언 시장은 크랙(뤼튼), 제타(스캐터랩), 러비더비(타인AI) 등이 주도하며 급성장 중이다. 이용자의 6070%가 1824세에 집중돼 있고, 국정감사에서는 이미 사용자 제작 챗봇의 게임사·엔터 IP 무단 도용, 실존 아이돌 초상권 침해, 성 상품화 챗봇의 미성년 접근 문제가 지적됐다. 플랫폼의 사전 승인·사후 관리가 사실상 부재하다는 진단까지 — 중국이 전문 정비에서 1.4만 개 에이전트를 하선시키기 직전의 풍경과 구조적으로 동일하다.

한국 AI기본법은 2026년 1월 시행됐지만 고영향 AI 중심의 프레임으로, 정서 인터랙션·의인화 서비스에 대한 전문 규정은 없다. 채팅도 게임도 아닌 캐릭터챗은 게임법·정보통신망법·AI기본법 어디에도 정확히 걸리지 않는 사각지대에 있다.

4-2. 예상되는 파급 경로

경로 내용 시계
입법 참조 효과 세계 최초 의인화 전문 입법 + Character.AI 소송 + 캘리포니아 주법이 결합된 '글로벌 표준화' 압력. 국회의 미성년자 보호 중심 캐릭터챗 규제 발의 가능성 상승 6~18개월
국내 플랫폼 선제 대응 중국 헤드 플랫폼의 '기능 폐지' 선례는 국내 사업자에게 연령 게이팅·IP 사전 심사·사용시간 개입 등 자율규제 압력으로 작동 즉시~12개월
중국 시장 진출 봉쇄 캐릭터챗·컴패니언 모델의 중국 진출은 등록·전량 심사·정서 조종 금지 조항으로 사실상 불가능. K-IP 기반 팬덤형 AI 서비스도 동일 구조적
마케팅 채널 상실 두부·첸원 위에 브랜드 페르소나·인터랙티브 마케팅 봇을 구축했던 해외 브랜드의 에이전트 채널이 7월 15일자로 소멸. 중국 내 AI 가시성 전략은 능동적 에이전트에서 수동적 인용(GEO/AEO) 최적화로 이동 즉시
B2B 반사이익 규제 이후 성장 축은 등록 완비·심사 가능·데이터 추적이 되는 기업급 에이전트. 컴플라이언스 역량이 모델 성능보다 앞서는 선별 기준으로 부상 — 데이터 주권 > 이전 가능성 > 컴플라이언스 > 성능 순 12~36개월

4-3. 투자·사업 관점의 체크포인트

첫째, 순수 컴패니언 플레이의 규제 리스크 재평가. 중국은 정서 의존 기반 수익화를 명문으로 금지했다. 이 논리가 캘리포니아를 거쳐 한국에 상륙할 경우, 대화당 과금·호감도 시스템·구독형 친밀도 BM은 직접 타격권이다. 국내 캐릭터챗 기업의 밸류에이션에 규제 시나리오가 반영돼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둘째, 컴플라이언스 스택의 자산화. 캐릭터 등록 자동화, 실시간 콘텐츠 심사, 연령 확인, 대화 로그 추적 — 중국이 의무화한 이 요소들은 한국·미국·EU 어디서든 결국 요구될 인프라다. 이를 먼저 갖춘 사업자에게 규제는 진입장벽이 아니라 해자가 된다.

셋째, 도구형 AI의 상대적 무풍지대 확인. 모든 주요 관할권에서 지식 문답·사무·코딩 등 도구성 AI는 의인화 규제의 적용 제외다. "LLM은 엑셀이지 오라클이 아니다" — 도구로 쓰는 AI와 관계를 맺는 AI의 규제 운명이 갈라지기 시작했고, 이 분기는 사업 포트폴리오 설계의 제1 변수가 됐다.


5. 결론: 규제가 제품을 다시 쓰는 시대

두부·통이첸원의 동시 하선은 개별 기능 조정이 아니다. 중국 AI 산업이 '모델 성능 경쟁'(1단계)에서 '컴플라이언스 내재화 경쟁'(2단계)으로 넘어가는 공식 전환점이며, AI 규제가 백서와 가이드라인의 세계를 벗어나 수억 명이 쓰는 제품의 기능을 직접 삭제한 최초의 대규모 사례다.

한국에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다. 국내 캐릭터챗 시장은 중국의 규제 직전 상태와 구조적으로 같고, 글로벌 규제의 방향은 세 대륙에서 동시에 수렴하고 있다. 규제를 기다렸다가 기능을 통째로 삭제할 것인가, 컴플라이언스를 먼저 설계해 해자로 만들 것인가 — 중국의 두 헤드 플랫폼은 전자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 사업자에게는 아직 후자를 택할 시간이 남아 있다.


참고 자료

  • 남방도시보(南方都市报): 위안바오·두부·첸원 에이전트 기능 하선 및 《잠정조치》 5개 부처 공포 내용 (2026.7.4)
  • 텐센트뉴스: 두부·첸원 UGC 에이전트 동시 하선 공고 및 컴플라이언스 배경 분석 (2026.7.4)
  • 신경보 베이커재경(贝壳财经): 하선 일정과 규제 시행일 일치 보도 (2026.7.4)
  • 소후(搜狐): 《잠정조치》 7대 레드라인, 1.4만 개 위규 에이전트 정비, 2시간 팝업 규정 (2026.7)
  • 성도일보(星島日報): 두부·첸원 데이터 유예 기간 및 백업 안내 (2026.7.4)
  • 블룸버그(뉴스핌 인용): 바이트댄스·알리바바 AI 컴패니언 기능 중단, Character.AI 소송 맥락 (2026.7.6)
  • 쿠키뉴스: 국내 캐릭터챗 IP 침해·규제 사각지대 실태 (2025.9)
  • CSDN AI Agent 커뮤니티: 기업용 에이전트 선별 기준 전환 분석 (2026.7)

본 칼럼은 공개 보도를 기반으로 작성됐으며, 투자 판단의 근거가 아닌 산업 분석 목적의 자료입니다.